
조달청 나라장터에 ‘제품’ 등록 완료
LH 모듈러주택 설계표준화 연구 결실
임시 거처→영구주택으로 격상 계기
4층 이하 다세대 공급시 선제적 적용
[대한경제=김민수 기자]앞으로 공공기관은 모듈러 공동주택을 마치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매하듯 조달청 나라장터를 통해 쉽고 빠르게 조달할 수 있게 된다. 그간 ‘공사’의 영역에 머물렀던 모듈러주택이 규격화된 ‘제품’으로 인정받으면서 공공주택 공급 체계의 편의성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2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조달청 목록정보시스템에 ‘모듈러주택’이 품명 및 세부품명으로 최종 등록됐다. 과거 교육부의 그린스마트스쿨 사업을 위해 ‘이동형 모듈러 교실’이 제품화된 사례는 있으나, 아파트 등 공동주택 적용을 위한 ‘영구형 모듈러’가 물품으로 등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성과는 LH가 2024년 12월부터 1년간 추진한 ‘모듈러주택 설계표준화 연구(연구기관: 아주대ㆍ에이프러스씨엠ㆍ플랜엠ㆍ유창이앤씨 컨소시엄)’의 결실이다. LH는 기존 철근콘크리트(RC) 공법의 한계를 극복하고 주택 공급의 생산성을 혁신하기 위해 모듈러주택을 단순 공사가 아닌 제품 구매 체계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이를 위해 1인 가구부터 3∼4인 가구까지 대응 가능한 표준 평형(36㎡ㆍ46㎡ㆍ54㎡) 개발을 완료했다. 특히 36㎡(2모듈) 평면에 침실 모듈 1개를 추가해 54㎡(3모듈)를 구성하는 방식을 도입, 공장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고 실용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당초 LH는 표준설계도서 인정기준 개정을 통해 공동주택 사업 시에도 건축 인허가 걸림돌 등을 해소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법 및 시행규칙 개정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해 전략을 수정했다. 조달청 신규 품목 등록을 통해 제품화 기반을 우선 마련하고, 이를 공동주택으로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택한 것이다.
이전까지 지자체나 공공기관은 영구 주거용 모듈러에 대한 별도 분류가 없어 발주 시마다 복잡한 개별 공사 입찰과 설계 과정을 거쳐야 했다. 그러나 이번 품목 신설로 행정적 장벽이 대폭 낮아졌다. 규격화된 상품을 나라장터에서 직접 선택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공급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물론 조달청에 공개되는 발주가격을 바탕으로 지자체 등 수요기관의 추정가격 산정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조달청 품목 신설은 모듈러 공법에 대한 인식을 임시 거처에서 공인된 영구 주택으로 격상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받는다. LH는 우선 매입임대주택 및 4층 이하 다세대 주택 공급 시 해당 발주시스템을 선제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LH 관계자는 “향후 모듈러 전문 업체들이 LH 표준평면 기반 모듈러주택을 나라장터에 제품으로 등록하게 되면, 발주기관은 보다 쉽고 빠르게 모듈러 주택을 조달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이번 품목 신설과 선정 기준 개선을 통해 모듈러 업계의 품질ㆍ가격 경쟁을 유도하고, 국내 탈현장 건설(OSC) 산업의 기술적 발전과 생태계 조성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